월스트리트저널 "미국, 금리인상 시기 놓쳤다"

입력 2015-08-23 19:34   수정 2015-08-24 05:21

"글로벌 침체로 '눈치보기' 신세…성장률 전망도 매번 틀려" 비판


[ 박수진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미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22일자(현지시간) 사설에서 “Fed가 9월에 금리를 인상할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 증시 폭락 등 세계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는 힘들어졌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WSJ는 또 “Fed가 금리를 올릴 생각이었다면 미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인 2013~2014년 단행했어야 한다”며 “그랬다면 향후 금융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단(금리 인하)도 갖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로 “성급한 금리 인상은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비둘기파’의 목소리에 Fed가 너무 경도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Fed 위원들은 경기회복을 위해 저금리 기조 유지를 주장해야 한다는 비둘기파와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 정상화’를 중시하는 ‘매파’로 분류된다. 신문은 “Fed는 이제 ‘연내 금리를 올리겠다’는 공언과 세계적인 경기침체 사이에서 옴짝달싹 못 하는 신세가 됐다”며 “이런 상황은 Fed가 자초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WSJ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Fed가 구사한 양적 완화와 제로금리로 대표되는 금융완화 정책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금융시장에 자금을 투입해 국민의 금융자산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실물경제도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였지만 이런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Fed가 금융완화 정책을 쓰면서 내놓은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한 번도 실제 수치에 근접하지 못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Fed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매년 이듬해 성장률로 연 2% 이상을 제시했다. 2011년 전망치로는 3.0~3.6%를 내놨다.

그러나 실제 성장률은 2012년(2.2%)과 2014년(2.4%)을 제외하고 모두 1%대에 그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연 2.6~3.0%를 제시했지만 상반기 성장률은 연율 기준 1.5%에 불과하다. 물가상승률 목표로 잡은 2%는 2020년이 넘어도 달성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WSJ는 이 같은 Fed 정책을 유럽연합과 일본 등이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실물경제 회복을 이룬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 등 주요 국가가 경제성장 엔진으로서 금융정책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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